'나노'세계 열리며 깨진 '3가지 상식'
'나노'세계 열리며 깨진 '3가지 상식'
  • 김진솔
  • 승인 2018.04.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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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먼지는 싫음

물질이 나노의 세계로 들어가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많은 상식이 깨집니다. <이웃집과학자>가 보따리 장수마냥 싸들고 온 '나노 세계서 깨진 상식 3선'을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1. 금이 금색이 아니다

 

초록은 동색이고 금은 당연히 금색입니다. 그쵸? 그런데 나노 세계로 들어가면 금이 '빨주노초파남보'가 됩니다.

 

20nm부근의 금은 다양한 색을 띱니다! 빨주노초파남보! 출처: Nature protocols
수십nm 부근의 금은 다양한 색을 띱니다. 출처: Nature Protocols

수십nm 나노 크기의 금이 들어있는 용액입니다. 같은 금이 들어있는데요. 각각의 용액 안에 함유된 금 입자의 크기가 모두 다릅니다. 나노 입자의 크기에 따라 색깔도 달라진다는 건데요. 이건 금 뿐 아니라 은 등 다른 금속도 마찬가지에요.

 

역시 나노사이즈의 은입니다. 오른쪽으로 갈 수록 더 큰 입자의 은이 생성됐어요
우측으로 갈수록 입자가 큰 '은 나노입자'가 든 용액. 출처: J. Mater. Chem. 

역시 나노 크기의 은이 들어있는 용액이에요. 오른쪽으로 갈수록 은 나노입자의 크기가 커진 경우입니다. 용액 아래 그래프 보이시죠? 각 용액이 흡수하는 파장인데요. 보시면 띠고 있는 색의 보색을 흡수하고 있는 점 확인할 수 있어요. 다른 조건은 다 같고, 오로지 입자의 크기만 달라졌는데 색이 이렇게 다양해집니다.

 

어디에 쓰는지 궁금하시다고요? 지에 실린 캐서린 머피(Catherine J. Murphy )의 논문 'Nanocubes and Nanoboxes'에 따르면, 중세 서양의 성당에서 자주 쓰인 '스테인드 글라스'에 쓰이는 염료가 바로 금속 나노 입자입니다. 당시 유리를 만들면서 금속을 넣어 색을 냈는데요. 아래 사진의 붉은 부분이 금 나노 입자가 쓰인 부위입니다.

 

루비색을 내는 부분에 금 나노입자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출처: Nature
루비색을 내는 부분에 금 나노입자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출처: Nature

현재는 이런 현상을 태양광 산업, 인쇄, 조명, 의료 디스플레이에 응용하고 있습니다.

 

2. 다른 물질과 시너지 효과

 

큰 덩어리는 주변에 상호작용할 수 있는 다른 물질이 있어도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 부족합니다. 초등학교 때 자석에 클립 같은 쇠를 붙이면 클립도 자성을 띠게 된다고 배우죠? 그런데 그 클립으로 다른 클립을 들어올리기는 역부족입니다. 그러나 나노 세상에선 둘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굽 자석처럼 주변과 무관하게 원래 자성을 띠는 물질을 '강자성(ferromagnetism)'을 띤다 합니다. 클립처럼 주변에 자기장이 있을 때만 덩달아 자성을 띨 경우는 '상자성(paramagnetism)'을 띤다고 표현합니다.

 

나노 입자들은 크기가 작아지면서 일반적으로 자기적 성질이 커지는 걸로 알려져 있어요. VJ Mohanraj가 'Trop J Pharm Res'에 게재한 리뷰 논문에 따르면 물질의 특성은 보통 10~100nm에서 최대가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에요. 단지 작은 크기에서 오는 이익 뿐 아니라 나노 두께의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언급됐는데요. 이런 시너지 효과는 큼지막한 덩어리에선 안 되고 나노 크기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나노의 세계에서는 바로 인근 물질과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개구리알같은 코어쉘 모양! 출처:Nature
개구리알 같은 코어쉘 모양. 출처:Nature

서강대학교 강영수 교수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다른 물질로 껍질을 입히거나(core shell), 체스판처럼 번갈아 배치시켜(side by side) 두 가지 물질의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이론상 자성이 3배까지 커질 수 있다고 해요.

 

3. 은이 '찰랑찰랑'

 

지난 2014년, MIT연구진은 은 나노 물질을 관찰해 새로운 성질을 찾았습니다. 상온에서 은은 고체입니다. 은의 녹는 점은 962℃이기 때문에 실온에서는 단단한 고체입니다. <이웃집과학자>가 자체 제작한 도파민 반지를 만져보시면 느낄 수 있습니다.

 

찰랑거리는 은 입자. 출처: Nature materials
찰랑거리는 은 입자. 출처: Nature Materials

그런데 은 결정 크기를 10nm이하로 관찰하니 액체처럼 출렁거린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놀랍게도 내부는 완벽한 결정구조를 이루고 있었지만 말이죠. 이 연구는 에 게재됐어요. 연구진은 이를 'psudoelasticity'이라고 표현했어요. 탄성 같은 성질이라는 말이지요.

 

금속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고자 하면 보통은 일정한 모양으로 고정시키려고 하는데요. 겉면이 출렁거린다면 어느 정도 이상으로 작게 만들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기겠네요. 앞으로 공정 단위가 더 작아질수록 이런 문제를 직접 마주하게 될텐데, 학계와 업계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가 되는군요.

 

왜 자꾸 매스컴 등에서 '나노'를 부르짖는지 조금 감이 오셨나요? 눈에 보이는 크기의 물질 덩어리들과는 다른 다른 특성들을 보여주기 때문인데요. 앞으로의 나노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이웃집과학자>와 함께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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