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가 기후변화 대처에 사활을 걸어야 할 이유
동북아가 기후변화 대처에 사활을 걸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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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2.0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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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길영 국회환경포럼 정책실장

유엔 산하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2월 2일 프랑스 파리에서 130개국 약 2500명의 과학자들이 6년간 참여하여 작성한 최종 보고서인 ‘기후변화 2007’을 발표하였다.
이번 보고서에서 밝힌 시나리오에 따르면, 금세기 말까지 기온은 1.8~4.0도, 해수면은 28~43cm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기온은 6.4도 높아지고, 해수면은 59cm 상승한다.
2001년에 발표된 3차 보고서에 비해 훨씬 비극적인 내용들이 많다. 보고서가 지적했듯이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온난화에 대해 지금처럼 무책임한 자세로 대처할 경우, 해수면의 상승과 더욱 거세지고 잦아진 폭풍우와 해일 등으로 해변의 주요 도시와 태평양의 섬나라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기상이변과 생태계의 교란에 의한 식량과 물의 공급 문제를 놓고 국제 분쟁이 격화될 수도 있다.

4차 보고서, 미국과 개도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

이날 발표한 IPCC 4차 보고서는 “지난 50년간의 기후변화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인간의 활동에 의한 것임이 90% 이상 확실하다”고 못박았다. 2001년에 발표한 3차 보고서는 66%라고 했다. 이번에는 인간의 책임을 훨씬 높임으로써 지난 2001년 교토의정서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미국과 여전히 의무감축 국가군 가입을 거부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중국을 비롯한 여타 개도국에게도 의무감축에 대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교토의정서 탈퇴를 직접 지시했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토니 프래토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서 IPCC 4차 보고서가 발표되자 즉각 “기후변화 도전에 대처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연구, 이해할 필요성을 주지시킨 가치 있는 보고서”라고 평가하고, “보고서의 결론은 매우 의미심장하며 미국은 보고서 작성의 중요한 참여자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가 조만간 교토의정서에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IPCC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샘 보드먼 에너지부 장관은 “인간의 활동이 지구의 기후변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은 더 토론할 여지가 없는 것”이라며 보고서에 동의하면서도 “전세계 나머지 지역을 살펴볼 때 미국은 작은 기여자”라면서 미국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국제사회의 지적을 일축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조치를 취할 경우 기업들을 해외로 보내게 될 것”이라면서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가 마냥 교토의정서 복귀를 거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작년 중간선거에서 미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의 하원 에너지상업자연자원위원회 마키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여러 의원들은 IPCC 보고서를 보고도 부시 행정부가 환경과 경제에 재앙적 영향을 미치는 온난화 감소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강력히 비판하였다. 게다가 이번 4차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유럽연합을 비롯한 의무감축 국가들의 대미 교토의정서 복귀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기후변화 대처는 국제협력이 필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국제협력이 필수적이다.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5%를 배출하고 있는 미국 부시 행정부는 2001년 교토의정서를 일방적으로 탈퇴함으로써 의무감축 국가군에서 여전히 빠져 있다. 2000년대 들어 매년 10%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중국과 이에 상응하는 고도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인도를 비롯한 개도국은 의무감축 국가군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이것만 보아도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국제적 협력이 없이는 온난화 가스 발생 총량을 줄일 수 없다.
작년 10월 영국에서 출간한 ‘기후변화에 관한 스턴 보고서’에서도 지적하였듯이 현재 영국 정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주제는 ‘기후변화’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IPCC 보고서 발표 직후 파리에서 열린 고위 환경 당국자 및 전문가 회의에 보낸 영상메시지를 통해서 기후변화 문제가 자신의 최우선 현안 중 하나임을 강조하고 국제사회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데 유엔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제 전세계 모든 나라가 기후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국의 모든 정책에서 이를 가장 비중 있게 다뤄야 하고, 나아가 국제사회의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한반도 주변은 지구온난화 가장 심해

이제 우리 내부를 보자. 지구온난화는 이미 한반도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기상청의 분석에 따르면, 1910년대에 비해 최근 연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지구 전체의 기온이 0.74도 오른 것보다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것은 최근 중국의 초고속 성장과 한국과 일본의 급속한 도시화로 한반도 주변의 온난화 속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심각한 수준에 처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온난화 속도가 이대로 지속될 경우 머지않아 서울이 아열대지역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미 특정 농작물 재배 가능 북방 한계선이 계속 고위도 지역으로 바뀌고 있다. 강릉대 정일웅 교수는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2100년까지 한반도 주변 바닷물 수위가 42cm 상승, 연안과 섬지역 등 서울시 면적의 3.7배가 바닷물에 침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교토의정서 의무감축량 목표달성 제1차년도 기간이다. 여기에 가입했던 미국은 2001년 교토의정서 탈퇴 이전에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개도국의 의무감축 참여를 가장 강력히 주장했던 나라이다. 미국은 이번 IPCC 4차 보고서를 부시 대통령 스스로가 ‘가치 있다’고 인정하였다.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미국 의회와 국제사회의 교토의정서 복귀 압력이 더욱 가중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 1월 국정연설을 통해 “2017년까지 석유소비량을 20%까지 줄이고 연간 소비량 중 15%를 바이오에탄올 등으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머지않아 미국의 교토의정서 복귀를 예상할 수 있다.
미국의 교토의정서 복귀는 곧 우리나라와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에 대한 온난화 가스 감축과 관련 ‘책임 있는 역할의 요구’와 직결될 것이다.
앞서 지적하였듯이 한반도 주변에 몰아치고 있는 온난화의 심각한 진행과 사회경제적 대재앙, 동북아의 에너지 안보환경, 그리고 미국의 교토의정서 복귀가 가져올 에너지와 경제적 후폭풍만으로도 지구온난화 대처에 동북아 역내의 국가들이 정책적 사활을 걸어야 할 이유로 충분하다. 인류가 최대한 자연친화적으로 살아가면 기온은 1.1도, 해수면은 18cm만 상승할 것이라는 IPCC의 4차 보고서에 희망을 걸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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