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기념하여 이날을 전후로 물에 대한 세계의 경고가 쏟아져 나왔다. 그 가운데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의 발표 내용은 우리를 섬뜩하게 하였다. WWF에서 지적한 위험에 처해 있는 세계 10대 강 가운데 5개 강이 아시아에 있다. 이는 아시아에 개발도상국가가 집중해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간의 생명의 젖줄인 세계 강을 살리기 위한 전세계의 협력체제 구축을 기대하며 WWF의 보고서 내용을 소개한다.
WWF는 지난달 20일 세계 주요 강들의 환경보전 실태를 조사한 53쪽짜리 보고서를 인터넷 사이트(http://www.panda.org)를 통해 발표했다. ‘위험에 처한 세계 10대 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는 공해와 댐, 기후변화, 오염, 식수 낭비, 난개발 등으로 세계 주요 강들이 몸살을 앓아 향후 수 십 년 내에 심각한 물 부족과 상당수 담수어종의 멸종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수백만 인류에게 먹을 물과 식량,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강과 호수, 습지들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 강화하라면서 특히 “자연에 대한 부실한 계획과 부적절한 보호는 더 이상 물이 영원히 흐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많은 기업과 정부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기후변화 위기와 같이 전 세계의 지도자들이 지금 당장 물의 위기의 시급성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각국 정부에 촉구했다.
과도한 담수개발을 막으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이 부족해 1만여 종에 이르는 담수어종의 5분의 1이 이미 멸종됐거나 멸종위험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WWF 담수프로그램 책임자인 자미에 피톡은 “담수의 위기는 그칠 줄 모르는 개발이 인류의 점증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자연의 능력을 얼마나 위태롭게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긴 강 177개 중 불과 21개만이 발원지에서 바다까지 자유롭게 흐른다. 댐과 다른 형태의 인간의 손길이 자연적인 조수의 간만을 바꿔 놓아 이동성 어류와 어종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다. 이미 1만종에 달하는 민물에 사는 동물과 식물의 20%가 멸종됐다.
중국의 양쯔강
중국의 양쯔강은 “급속한 대규모 산업화와 개발, 농업용수 이용 등으로 전례없는 공해”에 직면해 있다. 하수와 산업폐기물, 선박 폐기물 등이 양쯔강 주류의 오염도를 지난 50년간 73%나 높여놓았으며 양쯔강은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 개발의 최대 희생자다. 중국 산업용수와 폐수의 절반 이상을 양쯔강이 소화해 낸다. 과거 펜이 바닥까지 가라앉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깨끗했던 강물이지만 지금은 음용수 부적합 판정을 받고 있다. 이 강의 허리에 위치한 세계 최대 수력발전소 싼샤(三峽)댐 바닥에는 생활 쓰레기부터 방사성 물질이 뒤섞인 산업쓰레기가 쌓이고 있다.
독일의 다뉴브강
독일에서 발원해 남동부 유럽을 거쳐 흑해로 흘러드는 다뉴브강은 댐을 너무 많이 짓는 바람에 범람원과 주변 습지의 80%가 없어졌다. 운하를 건설하고 바닥을 준설하는가 하면 펌프로 물을 퍼 올리고 강둑을 직선화하는 등 선박운항을 쉽게 하기 위한 잇단 건설사업이 다뉴브강 유역의 동·식물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유럽 7개국을 지나 흑해로 흘러가는 다뉴브강은 한때는 유럽 어종의 50% 이상을 보유했으나 댐 건설과 수로 직선화 등으로 강 유역이 7%만이 남아 있다.
이밖에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흐르는 리오그랜드강과 인도의 갠지스강은 과다한 농업, 산업, 생활용수의 사용으로 물 수위가 급격히 낮아졌다. 이로 인해 리오그랜드강에는 바닷물이 역류해 민물어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갠지스와 인더스강은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히말라야의 빙하가 감소하면서 수위가 더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천년간 식수원으로 사용된 나일강도 개발과 지구온난화 탓에 2025년이면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호주의 머레이강과 달릴강은 200년간 외래어종 침입으로 토종어종의 90%가 줄어들었다. 아시아 6개국을 지나는 메콩강은 어류남획이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고, 아직 개발의 손을 타지 않은 살윈강은 16개의 대형 댐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작은 기온변화에도 강의 수위가 크게 달라져 어류 번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프리카와 같은 곳의 어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또 “지난 50년간 어떤 역사의 시기보다 많은 강의 생태계가 변했지만, 향후 수 십년 내 이보다 더한 변화가 닥쳐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 결과는 지금 기후변화에 맞먹는 담수고갈 등의 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강과 습지 보호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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