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특별자치도 유덕상 환경부지사
환경부지사라는 타이틀이 생소하면서도 혁신적인 느낌이 듭니다. 그만큼 환경에 집중한다는 얘기인가요?
제주는 경관과 환경이 빼어난 관광의 섬, 평화의 섬입니다. 청정성이 곧 제주의 생명력인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청정환경 제주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미래 제주를 위한 길입니다.
따라서, 지난해 7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시 제주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전국 최초로 환경부지사 직제를 마련했으며, 환경부지사 산하에는 국제자유도시추진국, 청정환경국, 친환경농축산국, 도시건설본부, 해양수산본부를 구성하여 환경과 관련된 도의 경제분야 정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올해 환경정책의 목표는 무엇이며 그 가운데 최근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정책은 무엇인지 간략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2007년도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정책의 목표는 환경자치 역량강화, 제주환경자원의 보전, 환경이미지의 세계화를 지향하기 위해 환경교육시범도 추진 등 12개 환경역점시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최우선 목표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날로 훼손돼가는 환경을 보존하고자 도내 전학교 및 도민을 대상으로 한 전국 최초의 환경교육 시범도를 추진하기 위해 ‘제주자치도 특별법’상에 반영하였고, 이를 근거로 국가의 지원도 받아낼 생각입니다.
둘째, 우리 도의 귀중한 자연자산인 곶자왈의 지속적인 관리보전을 위하여 전도민이 참여하는 ‘곶자왈 한 평 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의 개요를 간략히 말씀드리면, 금년부터 2016년까지 사유 곶자왈 2천만평의 10%에 해당하는 2백만평을 매입, 공유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으로 현재 트러스트 법인이 구성되고 도내 기업 및 주요 단체에서 참여 붐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셋째,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보전하기 위해 환경오염종합대책을 수립하는 일입니다. 축산폐수, 생활하수 등 지하수 오염원을 체계적·종합적으로 관리하여 제주 지하수자원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전문가 중심으로 T/F팀을 구성, 금년 4월까지 종합대책보고서를 마련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축산분뇨공공처리시설, 하수슬러지 재처리시설, 제도개선 사항 등 각 분야 중장기계획을 수립·추진 중에 있습니다.
혁신 환경도시개발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제주도만의 특별한 패러다임이 있다면 무엇이며, 부지사님 개인적으로 바라보는 개발론은 무엇인가요?
경제발전을 하다보면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나 부딪히는 일이겠습니다만, 특히 제주특별자치도는 개발과 환경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개발 없는 발전은 없고 환경을 생각하면 개발보다는 환경보전을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너무 “선보전” 쪽에 치우치다 보면 가난한 제주특별자치도로 남을 것입니다. 가난한 흥부로 남는다고 부자 놀부가 도와줍니까? 아닙니다. 그런 문제를 우리가 신경써야 할 것입니다.
“선보전 후개발”은 분명히 하되 우리가 먹고 살만큼은 개발을 해야 되겠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특히, 곶자왈처럼 난개발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신중히 결정을 하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생태지도가 뒤바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있으신지요?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는 21세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로써 단순히 지자체 차원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정부, 시민단체, 기업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2005년 발효된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적 노력의 첫 단계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개도국으로 분류돼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없는 중국도, 기후변화 대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해 ‘국가기후변화대응전략’을 수립·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중앙 정부 차원에서는 환경부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장단기 로드맵 및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의 연계관리방안을 마련하는 등 기후변화 협약의 실행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작년 9월에 제주도에 개소한 지방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ICLEI) 한국사무소와 연계하여 국제지방자치단체와 제주특별자치도 간의 기후변화 대응 협력 프로그램 개발, 기후변화 대응 교육 등 실질적인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도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인해 지금까지 누려왔던 아열대성 기후의 비교우위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따라서, 제주도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전략” 연구개발을 위한 T/F팀을 구성하여 도 자체의 대응 전략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제주의 가장 귀한 물에 대한 대책과 이를 뒷받침할 물산업에 대한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제주의 물, 세계의 물, 제주의 브랜드”라는 원대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세계가 인정하는 제주형 물관리 시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작년 7월 ‘제주자치도 특별법’에 전국 최초로 지하수 보호를 위한 공수(供水)관리의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지하수관리 기본조례 및 시행규칙을 제정했습니다. 한편, 빗물이용 활성화를 위해 월간 용수 이용량의 40% 이상을 빗물로 사용하도록 기준을 강화함으로써 지하수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 삼다수의 세계적 브랜드 육성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주 지하수를 고부가가치 전략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주지역에 적합한 물산업육성 전략을 수립중이며, 이에는 삼다수의 세계적 브랜드화, 용암해수 산업화, 제주 맥주의 브랜드화, 지하수를 이용한 물치료센터의 조성, 기능성 음료개발 등 추진계획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제주의 특성을 살린 미래 제주도와 환경산업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제주도는 다양한 생물자원이 널리 분포돼 있습니다. 이러한 생물종 다양성을 바탕으로 제주형 바이오(Bio)산업을 개발해 나갈 생각입니다. 또한, 제주도에 풍부한 풍력, 태양열, 유채 등을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중점 육성해 나가야 할 것이며, 이러한 분야의 집중개발을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부지사님은 어떻게 자기계발을 하고 계시며 그 필요성을 무엇으로 보시나요?
뭐 특별히 자기계발이랄 게 있습니까? 그저 천혜의 아름다운 제주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얘기를 나누는 그것 자체가 자기계발이라고 생각하고, 이것이 정책결정과 관련해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는 돌(石)·비(雨)·바람(風)·햇빛(光)이 많은 4多의 섬입니다. 이 4가지가 기막힌 조화와 균형으로 이뤄진 환경의 섬이요, 평화의 섬, 관광의 섬입니다. 이곳에서 요산요수(樂山樂水)하면 자연히 장수의 섬이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봅니다.
서울 출장길에 비행기 안에서, 또는 출근 전 아침 자투리 시간에, 쉬는 날 서울에서 손님이 안오는 경우에, 그리고 퇴근 후 저녁약속 없는 날에는 이런저런 환경사랑과 인간사랑에 관한 책을 읽음으로써 메말라가는 사색의 창고를 보충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지사로서 개인으로서의 각각의 행복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지난해 7월 1일 대한민국 최초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했습니다. 사실 저는 제주특별자치도호의 항해사로 부임했으며, 홍콩과 싱가포르의 개발정책과 국제자유도시의 장점 등을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우리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의 특징인 NO비자, NO규제, NO관세 등 기업투자와 상품거래·인적이동의 자유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금년 6월중에 제2단계 제도개선을 위한 ‘제주자치도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환경부지사로서 우리 제주특별자치도호가 직면하게 될 애로와 난관을 타개하는 데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걸 보람있게 생각합니다. 남들이 퇴직할 나이에 내가 해결해야 할, 수많은 도전에 앞장설 수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이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세요.
일반적으로 제주도는 3다도(多島)로 알려져 있으나 저는 4다도(多島)라고 생각합니다. 석다(石多), 우다(雨多), 풍다(風多), 광다(光多)의 4요소가 어우려져 아름다운 자연, 제주도를 이루고 있다고 봅니다.
제주도는 돌이 많은데(石多), 30cm만 파면 구멍이 숭숭 뚤린 현무암이 나옵니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제주도는 아마 황무지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360mm라는 많은 비가 와(雨多) 밑으로는 청정 지하수가, 위로는 아름다운 숲이 우거져 아름다운 섬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다른 섬에 비해 많은 바람(風多)으로 습도조절이 가능하고 먼지제거 기능까지 해 깨끗한 공기를 만듭니다. 비가 많이 오긴 하나 하루만 나가 있어도 얼굴이 까맣게 탈 정도로 일조량이 2150hr이나 됩니다(光多). 태양은 생명의 근원이듯 우리 도에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근원이 그것도, 많이 있습니다.
지구와 인간은 앞서 말씀드린 4多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중간에 제주도가 있으며 그러한 제주도를 지키라는 뜻에서 지킴이로 환경부지사를 만들었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들이 할 일을 첫째 차근차근 개방하여 부자의 꿈을 이루자, 둘째, 자식들을 생각해서 제발 상생·화합하자, 셋째 내외 전문가를 활용하여 자생력을 키우자로 정했습니다.
다시 말해 고립적 사고, 배타적 관행을 버리면 투자가 늘어 국제자유도시로 제주도는 거듭날 것 입니다. 또 갈등 없고 편안한 세계평화의 섬으로 알려져야 관광객이 다시 찾아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괸당’이 아닌 유능한 인재를 인정해야 1등 특별자치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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