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들이여, 기후안보에도 관심을 가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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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0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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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조길영

국회환경포럼 정책실장

울산대학교 겸임교수

유엔의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는 지난 5월 4일 ‘기후변화 재앙의 억제ㆍ완화 방안을 담은 3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지금처럼 온실가스 배출을 강력히 통제하지 않으면, 2100년까지 지구온도가 최고 6.8도까지 상승하여 대부분의 생물종이 멸종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445〜535ppm 이내로 억제(현재 425ppm)하면 20〜30% 멸종 범위 내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위해서 2020년까지 세계 GDP의 3%, 2050년까지 5.5%에 달하는 재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반도 지구온난화로 치명상 입을 수도

미래의 지구 전망은 그렇다고 하지만, 한반도의 현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최근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1910년도에 비해 한반도의 최근 연평균 기온이 섭씨 1.5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구 전체는 0.74도 올랐다.

한반도의 온난화 정도는 2배가 넘는다. 올해는 그 도가 더욱 심하다. 입추와 말복이 지난지도 오래되었건만 전국 대부분이 계속되는 열대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서울 지역도 아열대 기후대로 바뀔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금세기말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6도 가량 상승하면 소나무와 전나무는 남한 지역에서 거의 사라질 것이다.

최근 한국해양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 100년 동안 동해의 해수 온도는 섭씨 2도 상승했으며, 특히 80년대 중반 이후 상승온도는 0.06도로 급격히 커졌다. 전 세계의 0.04도보다 1.5배 높은 수치다.

이것은 동해의 생태계를 엄청나게 변화시켰다. 동해의 대표적인 한류 어종인 명태의 경우 1980년대 13만 톤의 어획량이 2006년도에는 60톤으로 급감했다. 사실상 자취를 감춘 것이다. 반면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는 1981년에 비해 4배 이상인 19만여 톤으로 급증했다

강릉대 정일웅 교수는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금세기말까지 한반도 바닷물 수위가 42cm 상승하여 연안과 섬지역 등 서울시 면적의 3.7배가 바닷물에 침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환경정책ㆍ평가연구원의 이상엽 실장은 “기상재해로 1960년대에는 연간 1000억원대에서 2000년에는 2조7000억원으로 증가하였으며, 황사일수가 1980년대 4일에서 2000년대 12일로 늘어났다”고 주장하고, 그것은 “기후대 이동으로 산림생태계가 파괴되었기 때문이며, 이 같은 현상은 동북아시아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방방재청 자료에 의하면 1960~1969년 사이 우리나라 자연재해 피해규모는 1조670억원이었는데, 1996년~2005년에는 18조1814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1603%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의 피해규모는 동기간에 87조5000억원에서 575조5000억원으로 557% 증가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평균 증가율에 비해 약 3배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로 가공할만한 증가 속도이다.

남북정상회담 연기의 주된 이유가 된 북한의 최근 수해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 지역의 산림파괴와 난개발 등 취약한 환경은 그 피해 규모를 엄청나게 키웠다. 세계에서 실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수도권에 인적ㆍ물적 자원이 집중되어 있고, 국가의 지속가능성 지수가 세계 120권 이하에 머물고 있는 남한 지역도 언제든지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라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온난화 대책 키워드는 지도자의 리더십

세계를 돌아볼 때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지구온난화를 완화시킬 수 있는 키워드는 정치 지도자의 의지와 올바른 리더십이다. 모름지기 21세기에 필요한 참다운 지도자라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온난화가 가장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안전과 공영을 실현하기 위한 선도적 주체로 나설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 12월 대통령선거를 향해 100여명의 예비 후보들이 뛰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대한 통합적 대응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제시한 후보는 없다. 반면에 경제성도 없고 환경만 파괴하는 혹세무민형 대규모 개발 공약,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불분명하면서도 실현 불가능한 장밋빛 경제성장 공약만이 난무하고 있다. 불명예스럽게도 세계 최대라고 자랑하는 새만금간척사업 같은 충격요법으로 표를 구걸하려는 경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을 따름이다.

부시 대통령에게 석패한 앨 고어 부통령은 최근 환경 영화, ‘불편한 진실’에 출연하여 지구온난화로 인한 대재앙을 경고하며 지도자들과 인류의 대오각성을 촉구하였다. 그와 대척점에 섰던 부시도 변하고 있다.

2001년 교토의정서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미국의 부시 대통령마저 뒤늦게나마 지구온난화 대책을 위한 정책과 기술개발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금년 1월 국정연설을 통해 “2017년까지 석유소비량을 20%까지 줄이고 연간 소비량 중 15%를 바이오에탄올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온실가스도 줄이고 에너지 안보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부시가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의 의무감축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한국과 중국 등이 참여하면 미국도 교토의정서에 복귀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내년 2월 출범할 새정부는 5년 후 한국도 온실가스 의무감축을 지게 될 것임을 직시하고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대선 후보들이시여, 지구상의 수많은 공적 양심세력들은 이구동성으로 지구온난화와 관련하여 ‘이제는 부시도 인정하고 대책을 서두르고 있는데....’라고 말하고 있음을 직시하라. 이 땅에서 더 이상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환경 파괴를 제물로 삼아 표를 낚을 수 있는 낡은 개발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명심하라. 개발과 돈에 눈이 멀어 핵무기보다 더 위협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온난화의 대재앙을 방관하는 어리석은 지도자가 선택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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