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불과 취약한 동북아 기후안보
그리스 산불과 취약한 동북아 기후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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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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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조길영

국회환경포럼 정책실장

울산대학교 겸임교수

2005년 2월 15일 ‘유엔기후변화기본협약 교토의정서’가 발효된 이래, 2001년 3월 28일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초강대국, 미국은 반지구적 자국 이익 수호라는 환경제국주의적 속성을 적나라하게 표출한 채 원대복귀를 하염없이 미루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은 자국 이익과 지구환경 보호라는 딜레마 속에서 십 수 년 전부터 기후변화 문제를 21세기에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심각한 문제의 하나로 다루기 시작했다. 기후안보 대책과 자국이익 수호라는 차원에서 보여준 선진국들의 양면성과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영국 수상의 과학기술자문역을 수행한 데이비드 킹 박사는 2004년 초에 “전 세계에서 테러보다 기후변화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교토의정서 탈퇴를 강력히 비난했다. 그의 주장은 기후변화가 예고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인간을 공격하는 테러보다 더욱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예고한 신호탄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로 자연의 대규모 테러가 이미 시작됐음을 우리는 보고 있다.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자연의 대반격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도 기후안보체제 구축을 위한 정치지도자들의 리더십 발휘는커녕, 아직도 상당수가 지구온난화를 의심하면서 ‘어떻게 잘 되겠지’라며 인류의 운명을 요행에 맡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 산불은 인간이 초래한 자연의 테러

그리스에서는 지난 7월부터 발생한 산불이 8월 들어서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기세로 번지고 있다. 전국 산림면적의 절반 이상을 태우면서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다. 여름철 산불임에도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원인은 7월부터 계속되어온 살인적인 폭염으로 국토와 산림이 너무나 건조해져 진화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연발화가 잦기 때문이라고 본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자연의 테러를 키우고, 인간이 자연의 대반격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꼴이 된 셈이다.

우리는 지난 7월부터 수은주가 섭씨 45도가 넘는 그리스를 포함하여 ‘살인폭염’이 헝가리, 루마니아, 이탈리아 등을 포함한 유럽의 남동부를 휩쓸면서 5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보도를 접한 바 있다. 계속되는 폭염은 그리스 산불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시키고 있다. 화마는 그리스 국토의 대부분을 초토화시킨 채 국경을 넘어 인근 국가를 위협하고 있다. 이 산불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땅 속에 파묻힌 불발탄을 폭발하게 하여 산불을 확산키기도 한다. 오늘날 이 같은 자연의 테러는 이제 지구촌 어느 나라도 기후안보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실증하고 있다.

20세기 이후 급격하게 나타나기 시작한 기후변화는 그 변화의 폭이 과거 일만 년 동안 나타난 변화의 폭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인간은 끝없는 욕망과 경제성장의 신화에 사로잡힌 채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이산화탄소를 더욱 많이 내뿜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는 급격한 온난화가 지구생태계를 급격하게 붕괴시킬 수도 있음을 수차에 걸쳐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심각한 문제는 지난 20세기에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온난화 정도가 지구 평균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다. 지구 북반구 고위도 대륙에서 기온이 가장 크게 상승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최근 급속한 산업화와 10%가 넘는 고도성장 가도를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 중국은 온실가스 배출량 면에서 이제 미국을 추월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동북아 지역 국가들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의 대규모 테러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을 예고한다.


동북아의 심각한 기후변화와 취약한 기후안보

기상청 산하 기상연구소의 2004년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근대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904년 이후 2000년까지 평균 기온은 섭씨 1.5도 상승했다. 지구 평균 기온이 0.7도 상승한 것보다 2배가 넘은 수치다. 또한 하루 강수량이 80mm 이상인 호우 일수는 1954?1963년 평균은 약 1.6일인데 비해 1994?2003년은 2.3일로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슈퍼컴퓨터의 기후 시뮬레이션은 동북아의 기후안보가 다른 비역에 비해 매우 취약할 것이란 점을 예고한다. 기상연구소는 1860년부터 240년 후인 2100년까지 기후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2100년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고 820ppm, 최저 610ppm에 달해 21세기말 지구 평균 기온이 현재보다 최고 4.6도, 최저 3.0도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의 경우 지구 평균보다 훨씬 높은 최고 6.5도, 최저 4.5도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2100년의 지구 평균 강수량은 최고 4.8%, 최저 2.8% 증가한데 비해, 동아시아는 최고 10.5%, 최저 6.0%로 나왔다.

지구촌 어느 곳보다 더 파괴적인 자연의 대규모 테러가 언제 동북아를 덮칠지 모른다. 과거와 현재는 물론 예측 시뮬레이션 결과는 한ㆍ중ㆍ일의 긴밀한 협력과 정치 지도자들의 발상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정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기후안보를 위한 초국가적 전략과 대안 마련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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