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개혁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반봉찬)
변화와 개혁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반봉찬)
  • 관리자
  • 승인 2008.02.2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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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 필자는 모처럼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였다. 독일 아헨 철강연구소 소장이었으며, 과거 필자의 박사논문 심사위원이며 이 계통에서 세계적 일인자인 구데나워 교수였다.


그는 한ㆍ독 친선협회 포항제철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 바쁜 와중에도 귀국 전 마지막 하루 일정을 내어 순천에 들러 주셨다. 해외 학회에서 가끔은 만나는 분이지만 한국에서, 그것도 고향에서 본 것은 큰 영광이었다. 광양제철에서의 초대 때문에 매일 저녁 뵙게 되었는데 특히 그동안 알지 못하였던 소박하고 소탈한 점을 발견하게 되어 조금은 놀라기도 하였다.

한국의 재래시장을 구경하기를 원했고, 택시를 타는 것보다는 걷기를 원했고, 요즈음 어린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하는 특이한 가발을 쓰고 찍는 스티커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 하기도 했다. 교수님과 함께 지내온 동안 한국과 독일의 교육 제도 가운데 중고등학교의 제도를 두고 많은 논의를 하였는데 한국의 중고등학생이 학교에서 수업받는 시간이 독일의 2배인 것에 크게 놀랐으며, 그 외에도 각국의 교육제도와 크게 비교되는 점을 지적하였다.


자유스런 시간을 많이 주고 스스로의 시간과 재능을 키우는 독일의 교육제도의 효율성과 대조되는 새벽이면 나가 밤에 파김치가 되어 들어오는 한국의 중고등학생을 비교해 보면서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을 탓하지 않을 수 없었다.특수학교, 특수대학의 특정한 교육을 추구하는 것은 일반적인 학생들에게는 크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다.

무조건적으로 남녀를 구별해야 되며, 현실을 고려치 않는 평등화나 표준화라 하는 개념은 매우 진부한 것임을 입증해주는 것이며, 또한 많은 교육시간에 비례해서 그에 걸맞는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실제적 예였던 것이다. 현재 최고의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계시며, 교육 효과적인 면에서 탁월함을 실천해주는 분이 예를 들어서 하는 이야기라 다른 어떤 것보다도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았다.


말로만 하는 교육, 보수적 사고에서 변화를 싫어하는 교육은 교육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좋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피교육자 입장에서, 한 나라의 장래의 빛깔을 결정짓는 젊은이들에게는 이처럼 위험한 일은 없는 것 같다. 전공을 토의하는 것뿐만 아니라 저녁 식사 후 사석에서 교육제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진심으로 논의하는 훌륭한 3일을 가진 모처럼의 좋은 날 들이었다. 새로운 사고와 혁신적 힘을 가지고 변화와 개혁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 달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한편으로, 수학능력 평가시험이 끝나서 시간적으로 여유를 가진 고등학생들의 교양강좌를 가서 필자가 직접 듣고 느낀 내용이다.


소위 결식 학생이란 표현을 흔히 사용한다. 이는 식사를 거른다는 의미인데, 뉘앙스가 걸식이라는 표현처럼 들리기도 하여 그다지 긍정적인 표현이 되지 못하고 식사를 구걸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부정적이다. 현장의 교육자들 역시 누구보다도 이들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어서 근로장학금이라는 형태로 돕는 경우가 아주 좋은 예이다. 가능한 한 열등감을 없애주고 학생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지 않게 하는 사려 깊은 방법이다. 특히 60, 7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이른 바 기성세대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게 생활화 되어 있어 별다른, 느낌은 갖지 못하였으나, 요즈음의 학생들에게는 큰 문제로 부각되어 “왕따” 등이 사회문제로 발전하기까지도 해 도움을 받아야 할 학생들이 이를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어려운 가정을 돕는 것도 일회성, 홍보성이 아닌 점진적이고 좀더 사려깊은 확실한 방법으로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식사 한 끼니를 걸러 굶주려진 배보다는 도움을 주려는 이들의 단순한 행동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의 깊이를 가늠해 보면서 진정으로 도움의 의미를 헛되게 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최근 들어 폐기물 처리설비라는 말을 쓰지 않고 자원 재활용 설비, 나아가서는 자원 순환형 설비 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은 감성적으로 돕지 않는 것이 좋으며 어려울수록 이를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사회문제는 이미 선진국처럼 되어 있어 사회구조상 사려 깊은 사고와 폭넓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성서에 나오는 한 손이 한일은 다른 한 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적절하게 결부되는 결식 아동 돕기 운동이 되도록 하고, 어려운시기의 우리사회를 접근하는 방법에 대하여 무엇보다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서로가 폭넓게 논의하는 한 달이 되었으면 한다.

반봉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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