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운하, 원점에서 다시 검증해야 (조길영)
한반도 대운하, 원점에서 다시 검증해야 (조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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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2.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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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환경포럼 정책실장
국회환경포럼 정책실장

국회환경포럼 정책실장

울산대학교 겸임교수

민주당 에너지 대책 특별위원장

한반도 대운하, 원점에서 다시 검증해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기치를 달성하기 위한 노무현 정부와 국회의원들의 눈물겨운 경쟁 덕분(?)에 제17대 국회는 ‘개발 특별법’으로 시작해서 개발 특별법으로 마감하고 있다.지난 2004년 1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정을 필두로 기업도시개발특별법(2004년 12월)과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2007년 1월)을 제정ㆍ공포하더니, 급기야 지난해 12월에는 해상 국립공원을 포함하여 국토 면적의 29%에 대한 개발권을 지자체장의 손에 쥐어준 ‘동ㆍ서ㆍ남해안권 발전 특별법’의 제정 珝嬖湯대미를 장식했다.

특별법을 통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은 환경의 파괴는 물론 시장경제를 왜곡하는 현상마저 낳고 있다. 정치논리가 경제를 망친 특별 사례로 ‘박물관’ 에 전시되어 후대에 귀감으로 삼기에 족하다.

대운하, ‘개발 특별법’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지난 해 12월 19일 정권교체로 오는 2월 25일 이명박 정부가 국민적 기대를 갖고 출범한다. 그런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라 함)의 요즘 행태를 보면 노무현 정부의 실정을 미리 보는 듯하다. 인수위는 ‘한반도 대운하 특별법’을 제정하여 1년 정도 특별법적 절차를 밟아 기공식을 갖겠다고 했다. 이것은 ‘환경ㆍ교통ㆍ재해 등에 관한 영향 평가법’를 비롯한 현행 관련 법률에 의할 경우 사업계획 확정 이후 착공까지는 최소한 3년이 걸리는 법적 절차를 대부분 묵살하겠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 공약 제1호라고 말하면서 이미 국민적 동의를 받은 것처럼 말한다. 전체 유권자 중 이명박 후보의 득표율은 겨우 30%에 불과하다. 참고로 2002년 노무현 후보의 득표율은 약 34%에 달한다.

다른 많은 합당한 논거는 제쳐두고라도 이런 통계 하나만 보아도 ‘국민적 동의를 받은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민적 동의를 받았다고 인정하더라도 현행법상 행정계획 수립단계에서 반드시 거쳐야할 ‘사전 환경성 검토’도 받지 않은 초대형 국토 개조사업을 졸속으로 만든 특별법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한 정권은 물론 국민적 공멸을 초래할 수도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종합적 검증과 국민적 동의 받아야


무엇보다 먼저 원점에서부터 각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증과 국민적 동의를 어떻게 받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방안부터 내놓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특히 정부 출범 전까지의 한시적 기구인 인수위는 대운하 사업에 관하여 이제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거리를 제기하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할 중대 사업을 한 정권의 5년 임기 내에 끝내겠다는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국민이 믿을 만한 연구조사팀을 구성하여 ‘사전 환경성, 경제성, 재난 가능성 등에 관한 종합적 검토’를 거친 후에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새 정부는 대운하 사업의 규모와 복잡성 그리고 예측 불가성 등에 비춰 볼 때 신중 또 신중을 기해도 부족하다는 점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개발 특별법’이 낳은 각종 불합리한 사업에서 소중한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개발 특별법’의 압권이 될 ‘대운하 개발 특별법’ 제정보다는 사업의 중대성으로 보아 오히려 현행법에 따른 법적 절차를 밟아나가야 한다. 시화와 새만금 간척사업 등 각종 대형 국책사업의 시행착오로 막대한 국력과 국고가 어떻게 낭비됐는가를 직시해야 한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국토는 무한이 존재해야 한다. 특별법 만능주의에 빠져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가 천추의 한을 남기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금수강산과 문화유산은 한 정권의 소유가 아닌 실로 자손만대에 대대로 물려주어야 할 유일무이한 귀중한 자산이자, 지구상의 모든 인류의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월간환경21 2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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