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백두대간 파괴하는 40조원짜리 뱃놀이
대운하, 백두대간 파괴하는 40조원짜리 뱃놀이
  • 관리자
  • 승인 2008.02.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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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환경 대재앙을 초래백두대간 파괴하는 40조원짜리 뱃놀이

유럽의 아름다운 운하를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이 여러 사람들 마음을 이래저래 흔들고 있다. 그저 꿈같은 얘기에 과연 가능할 것인가를 반신반의 하면서도 찬성하는 사람들, 40조원이 든다는 운하의 비경제적 효율성과 환경 파괴 가능성을 오목조목 근거를 들어 제시하고 있는 반대 단체들까지 이만저만 복잡한 일이 아니다. 한강에서 시작되어 경부, 충청과 호남에 이르기까지 남한 전반에 걸쳐 산맥과 들판을 관통할 대운하 사업은 삼면이 바다인 반도 국가를 세로로 관통하게 된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환경과 생태계에 지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해 보여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경부운하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우선 이명박 당선인 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운하 건설의 목적은 간단하다. 저렴한 수송로를 확보하고 황폐화된 지역을 발전시키며, 국민 수준에 맞는 생활 레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경북 문경과 충주 사이의 조령산에 26km의 산맥을 뚫어 인공수로를 건설하거나, 속리산 계곡에 물을 채워 리프트로 배를 올리고 내려 산을 넘어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한다는 것이다. 지금이 무분별한 개발만이 살 길이라던 70대도 아니고, 그저 싼 가격에 몰리던 옛날 가난한 시절은 지났고 강산이 세 번은 바뀌었는데 그저 저렴하기만 한 수송로를 목적으로 내세우다니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하는 19개 관문과 16개의 수중보로 차단된다. 30~50km 구간마다 가로막히게 되니 엄밀히 따지면 ‘고인 물’이 되는데, 기본적으로 고인 물은 썩는다. 한강과 낙동강이 거대한 호수가 되는데다 기차에 비해 CO₂ 배출량이 3배에 달하는 선박이 지나 다니게 되니 수질오염은 당연한 것이고, 이는 국민들의 식수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단지 물길을 연결하는 것뿐이라는 주장은 너무도 무책임하다.


운하 건설에 필요한 준설은 하천이나 해안에 쌓인 흙이나 암석을 파헤쳐 바닥을 깊게 파는 일인데, 운하 건설에 찬성 측은 이것이 주변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오히려 수질오염 개선효과가 있다는 옳지 않은 주장을 하고 있다. 준설은 강바닥에서 살고 있는 생물들이라든지 수질을 정화시켜 주는 여러 가지 중요한 물질까지 빨아들이게 되고, 오염물질들은 물에 퍼뜨려 주변지역을 오염시킨다. 또한 준설 뒤에 다른 유입물이 들어와 쌓이면 소용없게 되는데, 그렇다면 흐르는 강물을 모두 막아야 하나.


그래서 수로 벽을 높게 쌓아 물을 많이 가두는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6m 이상의 수심을 유지해야 하고 양안에 콘크리트를 발라 물을 가둬야 한다. 바닥도 평평하게 유지하기 위해 정비하게 하는데 이렇게 되면 주변 지역까지 수로로 만들기 위해 넓혀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전 구간의 인공화를 피할 수 없게 되는데 이는 생태계 파괴와 함께 정화 능력이 떨어져 심각한 환경피해를 초래할 것이다.


또한 몇 천 톤을 한 번에 배로 실어 나를 수 있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24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국내외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배의 규모가 큰 만큼 15km 이상의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테고, 가장 문제가 되는 조령터널 구간에서는 배를 200m를 끌어올려야 하며, 19개의 갑문을 지나야 하고, 1m의 수위를 높이는데 30분은 걸릴 텐데 그렇다면 부산까지 24시간은커녕 50시간은 걸린다는 것이다. 24시간도 많은데 50시간이라니. 요즘 가장 중요한 것은 뭐냐, 스피드다. 게다가 이러한 작업에 엄청난 전력이 소비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더구나 조령터널 구간뿐 아니라 백두대간에 속한 구간들에는 많은 습지가 있는데, 이러한 습지가 공사로 인해 파괴돼 메마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지하수가 고갈될 위험이 있다. 그리고 이 구간에는 석회암 지대가 포함돼 있는데 수로가 이곳을 통과하게 되는 경우에는 석회암이 물에 용해되기 때문에 수로 붕괴의 위험도 있다. 또한 지대가 높아 쉽게 결빙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운행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조령터널에 많은 문제가 제기되자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속리산을 통과하는 일명 ‘스카이 라인’이다. 이 방식은 네 개의 갑문과 세 개의 리프트로 속리산을 오른 뒤, 세 개의 리프트로 다시 수로에 내려놓는 방식이다. 하지만 속리산 계곡은 폭이 좁고 물이 적다. 위의 방식은 적어도 2,300m 의 폭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전부 공사를 해서 수로를 만들어야 한다. 당연히 속리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크게 훼손될 것이고, 이런 엄청난 손해를 감수할 만큼 운하가 필요한 것인지는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으로 구분되어진다. 서쪽은 중국과 연관돼 있는 조건의 식생과 어류종이 있고 동쪽은 시베리아와 연관돼 있는 식생과 어종이 발달돼 있다. 대표적인 강이 한강과 낙동강인데 이를 인위적으로 연결하게 되면 생태계 교란현상이 발생해 생물종이 줄어 다양성이 상실돼 국가적인 손해까지 초래하게 된다.


경제적으로 운하 건설에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주변 지역들이 발전하게 된다는 주장 등으로 운하 건설의 타당성을 주장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일자리는 운하가 완공되고 나면 대부분이 없어질 것이고, 주변지역들은 벌써부터 부동산 투기 조짐을 보이며 땅 투기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관광수익은 기대치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관광지 개발은 곧 주변지역의 환경오염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각종 에너지의 낭비와 손해가 너무도 뻔히 보이는 불확실한 뜬 구름 같은 일 때문에 멀쩡한 산을 뚫고 주요 강과 습지들을 훼손시켜야 하느냐는 말이다. 황폐화된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보존해야 하고 지켜나가야 할 백두대간 청정지역들과 강들을 시멘트로 발라버리고 인공화 시켜 오히려 더 망가뜨리려는 것이 아닌가. 지난 시절 과도한 개발로 망가져 앓아누운 자연 환경을 돌려놓자는 운동이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추세인데.
당선자가 본보기로 삼고 있다는 독일의 경우, 연방수로국은 하벨 운하를 자연형 하천으로 되돌려놓는 결정을 했다고 한다. 경제적인 이유로 건설을 했었지만 경제성은 형편없고 오히려 자연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미 경제성이 없는 것이 입증된 만큼 이러한 결정은 갈수록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참살이(웰빙)’, ‘친환경’, 이제는 우리 일상에서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각박한 환경에서 생활하다보니 인공적인 것에서 벗어나 자연을 느끼고 그 속에서 살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욕구가 반영된, 조금은 늦었다 싶은 바람직한 회귀 현상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대운하를 찬성한다는 사람들이 46%가 넘는다고 한다. 왜 그렇게 ‘웰빙’, ‘친환경’을 외치는, 유행에 민감한 현대인들이 자연과 시대에 역행하는 제도를 환영하고 좋아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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