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없는 도심 은행 단풍 가능할까(879호)
냄새없는 도심 은행 단풍 가능할까(879호)
  • 관리자
  • 승인 2009.10.2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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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팅법∙수나무만 심기 가능...효용성엔 의문
시민∙관계자 "가을의 낭만으로 즐기자"

요즘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주변을 걷다보면 구린 냄새가 코를 찌른다.
바로 땅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에서 나는 냄새다. 냄새뿐만 아니라 열매가 으깨져서 보도를 지저분하게 만들기 일쑤다.
삭막한 도심을 노란색으로 물들이는 은행나무는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주는 낭만적 존재이기도하지만 동시에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로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애물단지로 취급되기도 한다.
광화문에서 회사를 다니는 김지홍(26.가명) 씨는 "은행을 밟기라도 하면 회사에 들어가서도 냄새가 가시질 않는다"면서 "외국인들이 은행나무 냄새를 한국 특유의 냄새로 인식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번쯤 은행나무의 정취는 살리면서 냄새의 근원인 열매를 맺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없는지 궁금해진다.
실제 산림청산하 국립산림과학원에는 암나무와 수나무를 구별하는 방법과 열매를 맺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는지 등을 묻는 지방자치단체의 문의가 심심치 않다고 한다.

◇ "방법은 있다..비용 대비 효용이 문제"

암수 딴 몸인 은행나무는 수나무의 꽃가루가 날려 암나무의 꽃에 수정되면 열매를 맺는다.
결국 열매가 열리지 않게 하는 방법은 수나무의 꽃가루가 암나무의 꽃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뿐이다.
전문가들은 아주 방법이 없지는 않다고 말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암나무의 꽃에 화학처리를 해 수나무의 꽃가루가 오더라도 수정을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암나무의 꽃에 일종의 화학 코팅을 하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김선희 박사는 "기술적으로야 가능하지만 인력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법은 수나무로만 가로수를 구성하는 것이다. 암나무만 추려내 먼 곳으로 옮겨 심고 빈 자리에 수나무를 심는다면 열매를 맺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중앙청사가 소재한 종로구에 있는 은행나무 4천215그루중에서 암나무는 11% 정도다. 수나무에 비해 한참 적긴하지만 여전히 460여그루에 달해 옮겨심는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더욱이 암나무를 옮겨 심고 그 자리에 대신 수나무 묘목을 심는다면 주위의 수목과 크기가 현격히 달라 어울리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있다.
수나무와 암나무를 서로 마주보지 않게만 심으면 열매를 맺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근거는 희박하다. 김 박사는 "꽃가루는 바람을 타고 가기 때문에 주위에만 있다면 어떻게 심어놓느냐에 상관없이 열매를 맺는다"고 말했다.

◇ 상인들 민원제기..당국 "멀쩡한 나무 교체계획 없다"

도심에 은행나무가 심어진 것은 40년 쯤 전으로 알려졌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정부중앙청사가 지어지면서 같이 심어졌을 것같다"고 말했다. 중앙청사는 1970년에 완공됐다.
이후 40년 가까이 은행나무는 계속 열매를 맺어왔고 매년 10월이면 역한 냄새를 뿜어왔을터다.
하지만 은행나무 열매의 냄새로 민원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서울시 조경과 김동완 주임은 사견임을 전제로 "과거에는 냄새를 가을의 정취로 느끼고 감수를 했다면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같다"고 말했다.
민원 대부분은 은행나무 주변 상인들이 제기한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10월 들어 하루 한 건 정도씩 민원이 들어온다"면서 "민원 대부분은 가게 앞이 지저분해지고 냄새도 난다며 상인들이 제기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 구청은 민원의 소지가 많은 은행나무를 느티나무나 벚나무 등 다른 수종으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적지 않다.
서울시는 구청들이 임의로 가로수의 수종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감지되자 지난 2월 자치구가 가로수의 수종을 바꾸거나 조성ㆍ관리계획을 세울 때 시의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조례를 제정했다.
김동완 주임은 "조례 제정이후 심의한 18건 중 3∼4건만 제외하고는 부결됐다"면서 "승인된 곳도 새로 심는 곳이나 도로가 좁아져 옮겨 심어야 하는 등 불가피한 곳"이라고 말했다.
김 주임은 "가로수는 환경적인 이유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멀쩡한 은행나무를 교체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 '찬란한 노랑ㆍ정화능력' 장점.."가을의 낭만으로 여겨야"

서울의 가로수 28만3천그루 중에서 은행나무는 42%(11만8천그루)로 가장 많은 수종이다. 서울시는 1971년 서울을 상징하는 나무로 은행나무를 지정하기도 했다.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각광받은 것은 공해에 강하고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난데다 빨리 자라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김동완 주임은 "과거 가로수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절에는 공해나 병충해에 강하고 빨리 자라는 나무가 필요했으며 비용도 많이 고려됐다"면서 "은행나무와 버즙나무(플라타너스)가 적격"이라고 말했다.
가로수로 주로 사용되는 폭 12㎝ 안팎의 묘목의 경우, 은행나무가 30만원 정도로 느티나무(43만원)나 벚나무(36만원)에 비해 싸다.
가 을 한달 남짓동안 냄새 등으로 은행나무가 눈흘김을 당하기도 하지만 다른 혜택들을 생각하면 있는 그대로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많다.
김행옥(54.종로구) 씨는 "은행나무가 냄새가 날 때는 조금 그렇지만 도시 미관으로는 은행나무만한 것이 없다"면서 "회색의 빌딩숲인 도심을 컬러풀하게 만들어주는 것같다"고 말했다.
김선희 박사는 "가을 한때 불편함이 있겠지만 은행나무가 주는 녹음과 그늘 등 다른 혜택들을 고려하면 잠시의 불편함을 감수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완 주임도 "서울에서 다른 나무로는 은행나무처럼 예쁜 단풍을 보기 힘들다"면서 "가을의 정취로 여기는게 좋을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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