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환경 위기인가 기회인가(884호)
농업 환경 위기인가 기회인가(884호)
  • 관리자
  • 승인 2009.12.2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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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치화.시장확대.복합산업 변신...가능성 충분

농업이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와 도하개발어젠다(DDA) 진행으로 농업 부문에서 무한 경쟁시대가 왔다. 시장 개방은 외국 농산물 수입 증가라는 위험이 될 수 있지만, 우리 농산물의 수출 시장이 많아진다는 기회도 될 수 있다. 농업이 변화된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방법과 소득을 올린 국내 사례를 짚어보았다. <편집자 주>

"후진국이 공업화로 중진국은 될 수 있지만, 농업ㆍ농촌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국내총생산(GDP) 개념을 만들고 국민소득이론과 국민소득통계의 실증 분석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사이먼 쿠즈네츠의 말이다.
농업이 선진국을 위해 희생해야 할 산업이 아니라 선진국을 위한 승부처라는 뜻이다.
선진국 농업이 되기 위한 해답은 간단하다. 농가 소득을 올리면 된다.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답이지만 현실에서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수십년 간 농업 소득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다. 농업 현장에서 농업인과 정부, 농업 지원 기구 등이 힘을 모아 농가 소득을 늘려가고 있다. 연소득이 억대에 달하는 `스타' 농업인들도 나오고 있다. 농업이 돈 되는 산업, 경쟁력 있는 산업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 기로에 선 농업
우리 농업은 선진국 도약의 디딤돌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정부의 보호정책에도 불구하고 시장 개방 등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시설을 현대화하고 신기술 개발 노력을 했지만, 농업 경쟁력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영세성, 고령화, 농지 감소, 열악한 소득구조와 같은 문제들은 심화됐다.
이런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 도하개발어젠다(DDA) 등 시장개방이 가속돼 외국 농산물까지 밀려오고 있어 우리 농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농업이 사양화로 접어들 것인지,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거듭 태어나야 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선 것이다.
선진국 농업의 핵심인 농가 소득 상황도 심각하다. 2005년 3천50만원이었던 농가 소득은 2006년 3천230만원, 2007년 3천197만원에 그쳤다. 도시와 농촌의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다. 1995년 농가 소득은 도시 근로자 가구의 95.1%였지만 2007년에는 73.8%로 낮아졌다.
일각에서 우리 농업은 자원이 부족하고 소규모 영농을 하고 있어 원천적으로 경쟁력이 없다는 성급한 판단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판단은 정보ㆍ기술(IT) 사회의 특성인 창의의 잠재력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농업의 발전과 농가 소득의 증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도시인과 세계인을 유혹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지역마다 독특한 전통문화도 갖고 있다.
국민 소득이 늘어나면서 품질, 안전성 등 고부가가치 농산물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품질, 서비스 등 비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져 차별화로 수입 농산물에 대한 우위를 지킬 수 있다.
시장 개방은 위협 요소이지만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일본, 중국, 인도 등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식품 소비시장에 인접해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는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하고 있어 우리 농산물의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기대된다.

◇ 가능성을 현실로..돈 버는 농업 실현
돈 되는 농업의 가능성은 현실에서 입증되고 있다.
우리 농업은 시설재배를 통한 전천후 영농, 유통 혁신, 해외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찾고 있고 자연환경과 문화까지 파는 복합산업으로 변신하며 고소득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온, 습도, 일조량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시설재배로 최고 품질의 과일을 대규모로 생산하고 우리 농산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막대한 브랜드 가치를 가진 명품 농산물을 키워내는 농민들과 농업 경영체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생산에만 급급했던 재래식 농업에서 벗어나 가공ㆍ유통ㆍ판매ㆍ서비스를 모두 하는 농업 사업단이 출현하고 있고 농업을 예술ㆍ문화ㆍ관광이 결합한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 승화시키는 농촌 마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논산 양촌농협의 딸기는 신기술과 시설재배로 영농 규모를 확대하면서 노동력과 비용을 줄여 소득을 올린 좋은 사례다.
합천가야농협은 외국 작물인 파프리카를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고 1986년 국내 최초로 미국에 배를 수출한 천안배원예농협은 미주,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 배를 팔아 외화를 벌고 있다.
햇사레연합사업단은 브래드 가치만 954억 원에 달하는 햇사레 복숭아를 생산하고 있고 로열티까지 받고 있다.
강원농협연합사업단처럼 생산과 유통, 마케팅을 함께 해 지난해 424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경우도 있다. 균일한 품질과 대규모 물량으로 대형 유통업체와 직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간 유통 상인을 통한 거래보다 농가의 소득은 올라간다. 계약재배가 가능해 생산도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학교에 친환경 쌀을 공급하는 등 학교급식 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농가도 있다. 임실 치즈마을ㆍ남해 다랭이마을ㆍ순창 고추장익는마을은 농산물 생산 현장을 체험하는 상품으로 농업을 관광과 결합한 복합산업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정보센터의 김정호 센터장은 "우리 농업에 한계가 있지만 식품시장 진출로 생산의 외형을 확대하고 우리와 식생활이 비슷한 중국, 일본과 같은 국가에 수출을 늘리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영농조직이나 농업법인을 통한 대규모 농업을 하고 IT와 같은 신기술을 접목하는 정밀농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면 농가 소득도 늘릴 수 있다"며 "농업 현장에서 이런 움직임들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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