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대학 물가 이대로 둘것인가(890호)
치솟는 대학 물가 이대로 둘것인가(890호)
  • 관리자
  • 승인 2010.02.11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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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하숙집.비싼 민자기숙사 대학가 점령대학주변 식당가 "싸고 푸짐한 식당은 옛말"

서울 광진구의 한 대학교에 다니는 최진희(22.여) 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보증금 1천만 원에 월 25만 원씩 내며 살던 옥탑방의 계약기간이 끝나 새 방을 구하고 있지만, 주변의 웬만한 하숙집과 자취방은 기본이 40만 원을 넘기 때문이다.
주변 원룸은 세탁기, 냉장고, 화장실, 에어컨 등이 다 갖춰진 고급형들이다.
최씨는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쓰는 형편에 자취비가 월 30만 원을 넘기면 부담스럽다"며 "학교에서 조금 떨어져도 싼 곳을 알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곧 입학 철이 다가오면서 가격이 3만~5만 원 더 오를 예정이어서 최씨의 마음은 급하다. 한 달 평균 40만~50만 원, 1년 기준으로 500만 원에 육박하는 대학가 거주비용은 한 학기 등록금에 육박하며 대학생 가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지방 학생들이 가장 먼저 찾는 기숙사도 요즘에는 민자로 지어져 '하숙집보다 비싼 기숙사'란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또 고정수입이 없는 대학생에게 '싼 가격'은 먹고 마시고 입을 때에 중요한 소비기준이라서 대학가 주변의 음식점은 늘 싸고 푸짐했고 대학생은 어쩌다 돈이 생겨도 비싼 물건을 소비하는데 스스로 겸연쩍어 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은 다르다. 보다 다양한 소비 욕구를 숨기지 않는다. 이런 경향은 대학들의 고급화 전략과 맞물려 생활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사회에서도 대학생들을 더는 배려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점점 높아가는 대학가 물가와 대학생들에게도 불어오는 양극화 소비추세 속에서 캠퍼스 청춘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 값싼 자췻집 고급 원룸으로 탈바꿈
서울 도심에 있는 대학 주변은 학생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월세가 비싸다.
자취방이나 하숙집은 대부분 40만∼60만 원 선이다. 월 20만∼30만 원대 자취방은 찾기도 어렵지만, 있다 해도 잠만 겨우 잘 수 있는 쪽방 수준인 경우가 많다.
그나마도 싼 가격의 자취방들도 최근에는 하나둘씩 고급스러운 원룸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쾌적하고 안전한 방을 찾는 학생들의 수요가 반영된 변화다. 중앙대 앞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학생들이 가격보다는 깔끔하고 살기 좋은 방을 추구하고 부모들도 비싸도 자녀에게 조금 더 좋은 방을 얻어주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강대 4학년인 김 모(24.여) 씨는 "1학년 때만 해도 가장 좋은 곳이 43만 원 정도였는데 요새 새로 지어진 원룸들은 다 50만 원을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연세대 앞의 신촌부동산 관계자는 "대학가 방값의 심리적 상한선이었던 50만 원이 신축 원룸 건설 붐이 일며 붕괴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렇게 새로 지어진 대학가의 원룸들은 일반 주거지역보다 비싸지고 있다.
동국대에 다니는 김유진(21) 씨는 "오히려 영등포 같은 비(非) 대학가의 원룸 가격이 더 싸다"면서 "원래 대학가 주변에 싼 방이 더 많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대학가 주변의 재개발도 방값을 치솟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현재 서울 대학가 주변에 재개발이 진행 중인 곳인 흑석지구의 중앙대, 북아현지구의 이화여대, 이문-휘경지구의 한국외대ㆍ경희대 등 모두 6곳이다.
중앙대의 경우 2007년 3월 흑석5구역 관리처분인가 시행 후 하숙집 가격이 평균 30만~40만 원에서 40만~60만 원으로 올랐다.
23㎡(7평) 기준으로 원룸 가격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만 원 수준에서 보증금 1천만 원에 40만~50만 원으로 급등했다.
중앙대 인근의 부동산 중개업소 `슈퍼맨공인' 관계자는 "흑석 뉴타운으로 변경되면서 중앙대 정문의 기존 하숙집들이 많이 줄었다"며 "재작년부터 상도동의 신축 원룸이 들어서면서 자취비용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하숙집보다 비싼 기숙사
지방 학생들에게 비싼 방의 대안이어야 할 기숙사마저도 더 싸고 편안한 안식처 제공이라는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숙사 시설을 확충해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에 대학교들은 민간자본을 투입해 기숙사를 짓고 있지만, 주변의 하숙집보다도 더 비싼 기숙사비가 문제다.
2006년 건국대가 최초로 340억 원 상당의 민간투자를 받아 학생 2천34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상 12층짜리 3개 동의 '쿨하우스'를 건립한 이후 서강대, 단국대, 명지대 등이 뒤따라 민자 방식으로 기숙사를 세웠다.
서강대의 '곤자가 기숙사'는 커피전문점, 서점, 헬스장까지 갖춘 고급형이다.
하지만, 기숙사 비용은 한 학기(6개월) 기준으로 272만 원(2인실 기준, 식비 81만 2천원, 보증금 10만원 포함)이다. 한 달 평균 은 45만 원으로 주변 하숙집보다도 비싸다.
건국대의 '쿨하우스'도 1인실의 경우 48만 원, 2인실 월 32만 원 정도이다.
서강대학교 관계자는 "기숙사 확충 요구를 학교 자체 비용으로 충당하면 등록금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어 민자 자본을 유치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서울시도 대학가 주변의 노후 주택 61 가구를 리모델링해 135명을 수용할 수 있는 `유스 하우징(Youth Housing)'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지방 출신 대학생들에게 공급하겠다고 나섰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안찬율 서울시 주거복지팀장은 "올해 안으로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150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고 앞으로 10년간 2천 가구로 공급량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학과 지방자치단체에서 해결해 주지 않는 거주비 문제를 해결하는데 직접 나서려는 대학생들도 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과 서대문구청장 출마 후보들로부터 대학생을 위한 임대주택을 서대문구에 짓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는 계획이다.
권지웅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부회장은 "등록금에 거주비 등의 생활비를 합치면 지방학생들은 1년에 2천만 원 이상의 부담을 져야 한다"며 "대학생, 대학원생 등 20대를 위한 저렴한 임대주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알바' 원해도 일자리는 점점 줄어
부모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거나 집안에 여유가 있더라고 스스로 돈을 벌려는 대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알바' 시장이 예전 같지 않아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인 과외 자리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사교육 시장이 학원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학 졸업 후 전문적인 과외교사로 일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과외연결사이트 `과외캠퍼스'의 조지훈 사장은 "학생 개개인의 취약점을 개인 과외로 해결하려는 수요가 여전히 있지만, 학원들이 대형화되고 온라인 강의도 보편화돼 전체적으로는 대학생 과외 수요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관공서나 공기업 등 자기소개서에 한 줄이라도 걸칠 수 있는 `알바' 자리도 인기지만 지원자가 워낙 많아 `로또'에 가깝다.
서울시에서 작년 12월 대학생 아르바이트생 700명을 모집했는데 1만 1천여 명이 몰렸다. 경쟁률이 16대 1에 달했다. 각 구청의 아르바이트생 모집도 경쟁률이 20대 1이 넘는 게 예사다.
편의점이나 주유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려 해도 취업에 실패한 대학 졸업생이나 명예퇴직 등으로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40∼50대가 선점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당산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지훈(36) 씨는 "대학생보다는 나이 드신 분들이 오히려 성실하고 `펑크'를 내는 경우도 드물어 선호한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온 유학생들이 최근 많이 늘어나 아르바이트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해야 한다.
강원도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고희진(22. 가명) 씨는 겨울방학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학교 앞 호프집이나 카페 등을 돌아 다녔지만 허사였다.
같은 학교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알바' 자리를 점령했기 때문이다.
고씨는 "한국 학생은 시급이 4천 원 정도지만 중국 유학생들은 거의 반값으로 고용한다고 들었다"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도 할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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